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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정의 참cafe] 날마다 커피 볶는 여자

연한 아메리카노 '콜롬비아 수프리모 에스메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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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정 기자
기사입력 2019-03-07

 

▲ 최주연씨가 로스터 앞에서 작업 중이다. 온도와 시간을 설정해 놓고 레버를 돌려 맞춰 놓는다. 드럼통 옆에 귀를 바짝 대고 가만히 커피콩 튀는 소리를 확인해 보기도 하고, 기계에서 커피콩을 꺼내 색깔과 볶음 상태를 확인해 본다.     © 김세정 기자


은행나무가 줄지어 심어진 이면도로 우측에 작은 글씨로 간판이 걸린 그녀의 가게에 들어서자 커피 볶는 향이 터질 듯 진하게 풍겼다. 마침 로스팅기계가 요란스럽게 돌아가고 있다. 커피 드럼통에서는 콩 튀는 소리와 함께 향을 내뿜으며 콩콩거렸다.

 

그녀가 고집하는 수동식 직화 로스팅기계는 커피숍 공간을 넓게 자리 잡고 있어 한 눈에도 커피 볶는 집인지 알 수 있다. 최근에 나오는 전자동 로스터에 비해 디자인도 투박하고 소리도 크지만 그녀는 원하는 커피의 맛과 향을 살리기 위해, 이 옛날 방식의 로스터를 고수한다고 한다.

 

최주연씨는 규모가 큰 브랜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다 최근에 작은 커피집을 열었다. 화려한 브런치 카페나 대형 커피전문점을 뒤로 하고 오롯이 커피의 다양한 풍미와 향을 살리는 일에 몰두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주문한 커피를 픽업하러 들어가니 그녀가 로스터 앞에서 작업 중이었다. 온도와 시간을 설정해 놓고 레버를 돌려 맞춰 놓는다. 드럼통 옆에 귀를 바짝 대고 가만히 커피콩 튀는 소리를 확인해 보기도 하고, 기계에서 커피콩을 꺼내 색깔과 볶음 상태를 확인해 본다.

 

나는 비어 있는 테이블 석에 앉아 돌아가고 있는 로스터와 그녀의 작업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보며 짙은 커피 향을 마치 흡입하듯 마시며 작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커피 볶는 작업을 할 때는 한가한 오전 시간을 활용해 작업에만 집중한다며 방금 내린 커피 두 잔을 들고 와 내 맞은편에 앉았다.

 

- 커피 볶는 모습이 진지해 보여 보기 너무 좋아요. 혹시 얼마나 되셨어요?

 

최주연씨는 손을 툴툴 털고 흘러내린 머리칼을 뒤로 넘기며 “올해가 14년째 되는 것 같아요”하면서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지난번에는 로스팅 작업을 하다 불과 몇 초 사이에 커피를 모두 태워 실내가 커피 타는 냄새와 연기로 가득차서 크게 당황한 적이 있어요. 너무 오래 볶으면 쓰기도 하지만 커피 기름이 많이 나와 제대로 된 커피 맛을 살릴 수 없거든요” 하면서 오늘 작업이 잘돼 다행이라고 했다.

 

- 왜 갑자기 작은 카페를 시작 하셨어요?

 

“찾아오는 사람들과 소소한 이야기도 나누고, 도울 일이 있으면 서로 돕고 마치 가족처럼 일상을 함께하며 천천히 여유 있게 살아 보려고요” 하면서 “그런데 사람마다 커피 취향이 너무 달라요. 진한 에스프레소를 좋아하는 사람, 신맛이 나는 커피가 신선해서 좋다는 사람, 단맛이 느껴지는 커피를 선호하는 사람 그리고 연한 맛을 좋아하는 분들은 자주 마셔도 속이 쓰리지 않는 착한 커피를 좋아하거든요. 그분들의 취향에 맞추려면 정말이지 생두를 선택하는 것부터 로스팅 작업까지 정교하고 신중해야 해요.” 그녀는 커피 이야기가 나오자 반듯하게 고쳐 앉아 힘 있게 얘기했다. 단순히 커피의 원산지나 커피 종류로만 맛을 구별하는 것이 아님을 새삼 알게 됐다.

 

- 제 커피 나왔죠?

 

‘콜롬비아 수프리모 에스메랄다’를 네 개의 봉지로 나눠서 쇼핑백에 담아 건네줬다. 나의 취향에 맞게 핸드드립 용으로 갈아서 정성껏 준비해 준 것이다. 나는 5년째 그녀의 커피를 마시고 있다. 너무 곱게 갈지 않아 연한 맛의 아메리카노를 내려 마실 수 있게 맞춤 커피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최주연씨는 진정으로 커피를 사랑한다. 풍부한 산미를 즐기는 단골손님 혹은 진한 에스프레소 샷을 즐기는 분을 위해 그녀만의 배전방식을 유지하고, 커피나무에서 열매를 따 세척 하는 방법을 까다롭게 따지며, 생두의 수분함량 등을 꼼꼼히 확인한다고 한다. 그녀는 날마다 커피 여행을 함께 하고 싶은 훌륭한 바리스타이다.

 

▲ 로스팅을 마친 신선한 커피, 최주연씨는 다양한 커피의 풍미와 향을 살리기 위해서는 생두를 선택하는 것부터 로스팅 작업까지 정교하고 신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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